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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역귀

by Char Aznable 2015. 2. 26.

미역귀, 암세포 자살유도하는 ‘후코이단’ 풍부… 다양한 항암기능 밝혀지며 인기 급상승

 

조금은 생소한 식재료, 미역귀가 암환자들 사이에서 필수식품으로까지 불리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미역귀는 미역 뿌리 바로 위쪽에 위치하고 있으며, 미역의 포자가 방출되는 생식기관이다. 우리가 흔히 먹는 미역의 엽채(葉菜) 부분에 비해 다소 두껍고 부드러운 맛이 떨어져 식용으로는 잘 사용하지 않았던 게 사실. 그러나 최근 미역귀에 천연항암물질인 ‘후코이단’이 함유돼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대접이 완전히 달라졌다. 천덕꾸러기 식재료에서 귀한 약용식품으로 변신한 것이다.

미역귀를 귀하신 몸으로 탈바꿈시킨 후코이단은 1996년 55차 일본 암학회를 통해 ‘암세포를 자살로 유도한다’는 기전이 밝혀져 일약 스타덤에 오른 물질이다. 올해까지 발표된 국제학술지 논문만 이미 1200편이 넘었다. 지금까지 후코이단을 연구한 다양한 논문들을 보면 △암세포를 자살로 유도하는 아포토시스 유도기능 △신생혈관을 억제해 종양의 성장을 막는 기능 △암세포의 혈소판 점착을 방해해 전이를 막는 기능 △면역력을 증강시키는 기능 △방사선 치료의 부작용을 감소시키는 기능 등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사)엘란비탈암의학연구소 정일훈 소장은 “미역귀의 후코이단은 암세포의 세포주기에 관여해 암이 성숙한 성체가 되는 것을 억제할 뿐만 아니라, 이미 성숙한 암세포의 소포체에 극심한 스트레스를 유발해 스스로 죽게 만드는 작용을 한다”며 “그 외에 부가적인 항암기능 역시 뛰어나기 때문에 암환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물질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정 소장은 “물론 암 환자의 경우 후코이단을 추출·농축한 상태로 만든 것을 먹는 것이 좋겠지만, 암 예방이 목적인 일반인이라면 미역귀를 자주 먹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된다”며 “해조 섭취는 암을 예방하고 건강을 유지하는 아주 좋은 식습관”이라고 덧붙였다. 

주목할 것은 우리 인근해에서 자란 미역귀에 양질의 후코이단이 함유돼 있다는 사실이다. 후코이단의 품질 및 효능 지표로 황산기 함량이 꼽히는데, 우리 인근해에서 자란 미역귀의 경우 황산기 함량이 평균 30% 가량으로 대단히 높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더욱 강력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지난 2005년 해양수산부, 전라남도, 완도군의 공동지원사업을 통해 설립된 해림후코이단 이정식 사장은 “완도, 고흥 등 우리 인근해의 미역귀로 후코이단을 생산할 경우 황산기 함량이 평균 30%, 많은 경우는 35%까지도 나오고 있다. 국제 후코이단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는 모즈쿠(큰실말) 후코이단의 2배에 달해 품질면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셈”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일보
송병기 기자 songbk@kukimedia.co.kr